외로움이란? (1)


   여자 vs 남자, 존재 vs 행함

비록 여성성의 본질인 ‘존재’와 남성성의 본질인 ‘행동’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근저에는 공통된 감정이 깔려 있습니다. 

이는 마치 두 개의 서로 다른 선율이 결국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것처럼, ‘존재’와 ‘행동’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내면의 동일한 감정, 즉 자신을 찾고자 하는 본질적인 갈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외로움은 이 공통된 감정을 공유하면서도, 동시에 각자의 성별에 따라 그 외로움의 양상과 원인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남성은 종종 자신의 행동이나 성취를 통해 외로움을 느끼고, 여성이 느끼는 외로움은 자신이 존재하는 방식이나 관계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외로움은 공통된 인간 경험이지만, 그 표현과 경험의 방식은 성별에 따라 미묘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외로움의 한 측면은,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존재’하기 시작합니다. 이 ‘존재’라는 개념은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존재’라는 단어를 매우 난해하고 어렵게 느끼곤 합니다. 그 이유는 현대 사회가 ‘존재’보다는 ‘행동’이나 ‘성취’에 더 큰 가치를 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거나,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존재란?

사실, ‘존재’라는 개념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순히 ‘내가 지금 이 순간 어떤 모습으로 여기에 있는가’, ‘나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가’를 깨닫는 것입니다. ‘존재’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어진 것이며, 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존재’란 외부의 기대나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내가 아닌, 모든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떠나 오직 나 자신으로서의 나를 뜻합니다.

이 ‘존재’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깨달아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잊고 살아갑니다.

이는 우리 자신이 더 이상 과거의 그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며, 이로 인해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합니다. ‘존재’란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외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행함이란?

'존재'의 상대적인 개념은 '행함'입니다. 분석심리학에서 '존재'는 여성성의 원리로, '행함'은 남성성의 원리로 해석됩니다. 즉, 한 사람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마치 건물을 세울 때 기초공사와 토목공사가 '존재'에 해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초가 제대로 다져진 후에야 그 위에 건물이 세워질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행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의 내면이 단단하게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존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행동'은 일시적이거나 겉만 번지르르할 뿐,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우리 자신이 충분히 '존재'하고 있는지, 즉 내면이 견고하게 다져져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한 기반이 마련된 후에야 비로소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의미 있고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직업, 사회적 역할 등 모든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원리입니다.

결국, '존재'와 '행동'은 서로를 보완하는 개념입니다. 

내면의 '존재'가 단단할수록, 외적으로 나타나는 '행동'도 더욱 강력하고 의미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으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의 품에서 여성적인 요소를 받아들임으로써 ‘존재’를 배우게 됩니다. 

이 ‘존재’를 온전히 자신의 성격에 통합하는 데에는 약 3년이 걸립니다. 

이렇게 형성된 견고한 ‘존재’ 위에 자신의 삶을 구축하는 과정은 엄마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 또한 추가로 3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아이는 엄마와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6년 동안 삶에 필요한 심리적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심리적 구조는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인식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이 초기 6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7세가 되면, 아이는 그동안 쌓아온 심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자신의 고유한 ‘존재’를 창조해야 하며, 그 ‘존재’를 기반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아이는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데 필수적인 토대를 제공합니다. 

결국, 이러한 초기 경험들은 아이의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성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와의 관계는 단순한 돌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가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존재’를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은 인간 발달에 있어 필수적이며, 각 개인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6세가 되면

6세까지 아이는 주로 엄마를 통해 ‘존재’를 발달시킵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세상과 자신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형성해 나가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보호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며, 이를 통해 안정감과 자아의 기초를 마련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행동)’을 습득하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사회적인 규칙,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법,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며, 이를 통해 아이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갑니다.

6세가 되면, 아이는 이제 부모의 보호를 조금씩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 즉 여성성(존재)과 남성성(행동)을 스스로 구축해야 할 시기에 접어듭니다. 

이 시점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하며, 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를 정의하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탐색하고, 부모와 또래 집단을 통해 얻은 사회적 기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을 만들어갑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 생활, 그리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아이는 더욱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적 역할을 맡아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아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되며, 이를 통해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능력을 키웁니다.

결국, 6세 이후의 시기는 아이가 단순히 부모의 지시에 따르는 존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이는 아이의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시기이며, 이 시기에 형성된 정체성과 사회적 자아는 앞으로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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